안녕하세요, 모델 박세라입니다.
이 공간에서 말하고 싶은 바를 모두 담을 수 있을까 싶지만, 제 이야기를 들려드려볼게요.
농부의 자식으로 태어난 저의 어린 시절은 어땠을까요? 전 농사일이 정말 싫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어요. 계절마다 돌볼 것이 많은 농사일이기에 유년기부터 수업이 끝나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을 도왔어야 했거든요.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며 노는 것이 좋았던 어린 시절이기에 부모님에 대한 원망도 있었고 그런 부모님의 삶을 지켜보며
‘나는 저렇게 힘들게 살지는 말아야지’
하며, 스스로 다짐을 하기도 했었죠.
그때 정말 그랬습니다.
그러다 20살에 처음 독립을 하고 농사일에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고향을 떠나 활력이 넘치고 흥분을 감출 수 없는 새로운 환경에서의 새로운 삶은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다양한 사람들의 건강한 에너지에 힘입어 열정적인 삶과 때론 지친 삶이 끊임없이 교차하면서 지낸 세월이 어느덧 15년.
나이만큼이나 커져버린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나니 문득 엉뚱한 생각들이 밀려왔어요.
'산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나라는 작은 그릇에 분에 넘치는 욕심을 억지로 주워 담으며 산 것은 아닐까?
부족한 것에 대한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은 또 어떤 모습일까?
여러 번잡한 생각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생각과 생각의 연결고리가 '탁'하고 끊어지는 어떤 날이 있었어요. 그때 저는 깨달았죠.
삶의 기준과 목표는 각자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너무나 다르겠지만 박세라 나 자신은 마음 편한 것에 가장 큰 가치를 두는구나.
매일매일 행복을 위장하듯 사는 도시생활에 지쳐 갈
때쯤 평생을 농사일에 몰두한 부모님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런 부모님과 단 몇 년 만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모델 일을 포기해야 하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서울 생활의 비중을 줄이기 위해 곧바로 고향인 전라남도 무안으로 내려왔어요.
막상 내려와보니 무언가에 쫓기듯 살아온 마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편안함만이 느껴지는 순간 '참 잘했다'라고 생각했어요.
“지금껏 잘해온 일은 어떻게 하려고 해?”라며 염려하는 주변 친구들의 걱정에 찬 질문에 “가질 수 없는 어떤 것들에 대한 끊임없는 욕심, 거기에서 생겨나는 미움, 증오, 갈등이 사라지는 이곳이 나는 참 좋아”라고 화답했죠.
실제로 그런 마음이 얼굴에 나타났어요.
그게 바로 제가 오랫동안 꿈꾸던 행복이었죠.
사소한 충돌 속에서도 깊은 사랑이 존재하는 곳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가족이기에 다가오는 묵직한 힘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부터 피어난 에너지
따뜻한 안식처의 존재
감사한 순간들이 잦아지면서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동안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물론 힘든 과정이 있겠지만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위로해 줄 수 있는 서로의 노력.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이미 느꼈던 것..
'농사일만큼 보람차고
아름다운 일도 없겠구나'
농사에 대한 부모님의 성실한 마음과 자연의 위대함 그리고, 여기에 에너지 넘치는 저 박세라가 함께한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겠다고 확신이 들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세라네텃밭 #세라네텃밭양파즙
아직은 서툴고 부족한 것이 많지만 두서없이 진심을 담아 쓴 글처럼 정직하게 만들겠습니다. 앞으로 '세라네텃밭 '이 어떤 좋은 에너지로 발전하는지 지켜봐 주세요! 응원해 주세요!